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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병원 실습,
작성자 윤혜리 조회수 1492 등록일 2008-09-13 2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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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일상 속에서 맛 본 1분이라는 달콤한 휴식.

학교에서 대체 뭘 배웠길래 이렇게 어설프냐고

아무리 심한 말로 다그쳐도 상처 받지 않고 눈물 흘리지 않을 꿋꿋함.

주변 상황 Catch를 잘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재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는 최고의 판단력과 눈치.

그랬다.

단순히 힘든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던 것이다.

견뎌내기 힘든 스케쥴 속에서도 나만의 생활을 찾아가야 했고

끊임없이 나를 가꾸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더러운 내 성질 죽여가면서 웃는 얼굴을 잃지 말아야 했고

내 사사로운 감정 따위는 잠시 뒤로 미뤄놓아야 했다.

아니, 그 순간만큼은 철저하게 무시해야만 했다.

하루에도 수백번씩 자존심 뭉개지는 말을 들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릴 수 있는 우유부단함이 필요했고

다른 사람이 아닌 날 위한 인내심도 필요했다.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누군가가 내 귀를 원하고 내 손을 원한다면

내려오는 무거운 눈꺼풀에 성냥개비를 꽂아서라도

붉게 충혈된 눈을 뜨고 귀를 활짝 열고 입으로 한없이 조잘거리며

두 손을 꼭 잡아주면서 그들에게 반응해야 했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기 위한 노력과 사랑이 있어야만 했고

넓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아주 사소한 거 하나에도

같이 공유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했다.

처음 보는 사람과도 10년된 인연을 가진 사람처럼

지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했고

구미호처럼 아홉개 달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대며

비위를 맞추고 분위기를 맞추고 재치있게 행동해야 했다.

허울 좋은 소신 대신 현실적인 양보와 타협이 우선이었다.

실습이라는 하나의 경험을 통해 나는 사회생활의 일부분을 배웠다.

그리고 달라지는 내 모습을 보았다.

짧은 3일이었지만 내 자신 조차도 놀랄만큼 달라져 가고 있음을 느꼈다.

적어도 세 번 이상은 생각했고

짧은 한마디라도 내 진심을 담아내었고

사람들이 내게 주는 관심에 대해 과잉 거부한다거나

왜곡해 받아들이는 버릇들을 없애 가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허리가 부러지고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도 항상 웃으려 노력했고

자존심에 상처 받는 말을 듣고 운다거나 복수의 칼날을 가는 대신

나는 그것들과 비슷하지만 본질은 다른, 오기라는 것을 부리기 시작했다.

나중을 기약했다.

내가 훗날 성공 했을때, 내가 훗날 최고의 자리에 섰을 그 때를 생각하며

입술에 피가 맺힐 정도로 이를 꽉 깨물고 내 자신을 다스렸다.

눈치도 오백단으로 늘었고 거북이 같았던 내 행동들도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아직은 많이 힘들다.

20살인 내가 처음으로 맛 본 사회생활.

생각한 것만큼 쉽지도 않고

수많은 이론서들과는 완벽하게 차원이 다른

실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전을 내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실전에 맞춰 나가야만 한다는 사실.

간호학생인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나중에 간호사가 되어서도

내가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들 중에 소중한 하나가 되겠지.

출처 : [최지현님 미니홈피] laughing girl 찰랑소녀
작성자 : 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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