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는 팀이 있다. 올 시즌 새롭게 여대부에 이름을 올리며 제46회 전국대학농구 1차연맹전에 처음으로 출전한 극동대학교가 바로 그들이다. 극동대학교는 엘리트 체육을 지향하기 보다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사회체육의 개념으로 2009년 3월 팀을 창단했다. 이런 연유로 팀 구성원 12명 가운데 단 한명도 농구와는 인연을 맺은 적이 없는 순수 학생으로 구성된 팀이다. 덕분에 매 경기 마다 그들이 보인 기량은 여고부와 비교해도 현격히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대회 직전 수업을 마친 뒤 틈틈이 연습을 했지만 이처럼 대형 체육관에서 경기를 하는 것 역시 난생 처음이었을 정도다. 그 때문이었을까. 극동대학교의 첫 경기는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드리블을 치는 선수는 막 처음 농구공을 잡은 어린아이와 같았고, 커다란 코트를 오가는 모습은 초등학생의 경기장면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이들의 존재는 쓰러져 가고 있는 한국여자대학농구에 새바람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물론 극동대학교가 보인 기량만을 생각한다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몇 해 동안 유수의 명문 학교들이 팀을 해체하면서 고사위기에 처한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들의 등장은 한 팀이 늘었다는 사실 이상의 뜻을 가진 것일지도 모른다. 비록 대단한 기량이나 훌륭한 여건은 아니더라도 많은 여자선수들에게 농구와 학업의 길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극동대학교의 가세는 영화로웠던 한국여자농구의 부흥을 위한 희망인 것이다. “지금은 보잘 것 없지만 많은 농구인들의 관심과 보살핌으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유인영 극동대학교 감독의 약속이 하루 빨리 이뤄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